2009.09.18 > 2009.10.08
추석연휴 휴관

오프닝 파티_2009_0918_금요일_06:00pm
오프닝 퍼포먼스_부추라마(비쥬얼 동요 밴드)

참여작가 강지호_권용주_김주리_김태균_김형관_신은경

기획_창파(큐레이터)_서준호(미술이론)_작가 6인
후원_(주)Metalogue art service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추석연휴(10월 1일~5일) 휴관
금,토 연장관람_07:00pm~09:00pm(E-mail 사전예약제 / changpaKS@gmail.com)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종로구 통의동 2-1번지
Tel. +82.2.720.8409

■ 공공프로젝트 『어디 사시나요?』 그림과 영상 『휘경, 사라지는 풍경』展에서는 작가 6인의 작품 외에도 휘경동 일대에서 진행한 공공프로젝트의 『어디 사시나요?』의 결과물도 전시된다. 주민들이 그려준 집, 참여 주민들의 인터뷰 그리고 작가들 자체의 인터뷰 영상이 전시된다. 도시 서민이 상상하는 살고 싶은 집 이미지 300여 점을 통해 관람자 또한 자신의 드림 하우스를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 연장 관람 Edit ver. 전시 기간 중 18, 19, 25, 26일(금, 토요일)에는 연장 관람 신청을 e-mail로 받아 저녁 7시부터 9시 까지 색다른 체험의 기회를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관람 방식의 Edit 버전으로 보안여관의 공간을 체험하는 동시에 손전등을 이용하여 참여 작품을 다른 시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오프닝 행사 일시_2009_0918_금요일_06:00pm 장소_통의동 보안여관 한옥 마당 오프닝 퍼포먼스_부추라마(비쥬얼 동요 밴드)

비쥬얼동요밴드 부추라마 오프닝 퍼포먼스 / 부추라마_”부추먹고 맴맴 달래먹고 달라이라마” 아무나 할수있지만 아무도 안하는 초딩사운드를 재현하고자 하는 얼터너티브 동요트리뷰트밴드 부추라마. 어린이용 바이올린, 여러 여행지에서 모은 토속 악기, 집 앞에서 주운 악기 등 세상의 모든 악기를 대충 연주하겠다는 의지의 국민학생들! 그러나 동요만 부르는 것은 아니다. 식당 메뉴판, 야채장수의 확성기, 간판제목, 말장난, 검은 봉지 등 이런 것들이 모두 부추라마의 악기가 되고 목소리가 된다. 때로는 자신들의 행위가 음악인지 퍼포먼스인지 스스로도 헷갈려 하지만, 애써 장르를 구분 지으려 하지 않는다. 미술과 디자인을 하던 훼이와 안데스는 2006년 지금은 사라진 홍대 앞 코스모스에서 만나 얼떨결에 밴드를 결성하고 2006년 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에서 기획한 OFF 0℃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이후 홍대 클럽 빵, 춘천마임축제, 인사미술공간, 쌈지스페이스, 일민 미술관, 여성영화제, 아르코 미술관 등지에서 공연하였다

기획 의도

1. 휘경, 사라지는 풍경 ● 외대역 앞에 ‘띵띵띵띵’소리가 퍼지면 사람들은 철길건널목에서 걸음을 멈춘다. 휘경동 빌라들은 모두 쌍둥이처럼 닮아있어 후배 집을 찾아간 K는 곧잘 길을 잃어버리곤 했지만 마음까지 함께 잃어버리진 않았다. 언제부턴가 도시에 휘장이 드리워지고 그 속에서 많은 풍경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 휘경동도 예외는 아니다. 번잡한 도시의 거대한 가림막 속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거주하거나 작업실을 갖고 있는 6인의 작가 강지호, 권용주, 김주리, 김태균, 김형관, 신은경은 이웃집들이 도시 재개발에 의해 철거되는 것을 목격하고 2008년부터 그것에 대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들은 재개발이 주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판타스틱한 정서를 바탕으로 『揮景: 휘경, 사라지는 풍경』을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이야기한다.

2. 공공프로젝트, 어디 사시나요? ● 휘경동, 이문동은 70년대 개발 파쇼시대에 소위 ‘집장사’가 지은 집이 모여 있는 곳이다. 획일적이나마 빨간 벽돌집이 만든 골목은 지난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집은 다만‘머무는 곳’으로 ‘떠남’을 전제한다곤 하지만 삶의 고단함을 뉘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 곳곳에서 이런 안식처들이 헐리고 옛 기억을 말끔히 지운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 작가들은 궁금하다. 과연 사람들이 꿈꾸는 집은 어떤 것일까? 그 답을 얻기 위해 작가들은 『揮景: 휘경, 사라지는 풍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어디 사시나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어디 사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휘경동 주민들은 그들이 꿈꾸는 집을 그려 주었다. 작가들은 더 솔직한 답을 얻기 위해 중랑천을 오가는 주민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기도 하고, 외대역 앞 광장에서 파티를 열며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그 결과 300명이 넘는 이웃을 만날 수 있었고 다양한 답을 구할 수 있었다. 작업실에서만 이루어지던 작가들의 예술행위가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스스로 완성되어가는 듯 했다. 그리고 이웃들의 삶을 나누고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함께 하는 것, 그 것만으로도 예술 행위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들은 즐거움과 함께 깨닫게 되었다.

3. 사라지는 풍경 그리고 그 풍경화 ● 도시, 휘경동 골목골목 남아있던 삶과 시간의 흔적은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깨끗이 지워진다. 반면 부서진 기억마냥 널려있는 철거된 집의 잔해는 스펙터클한 폐허의 풍경을 만든다. 그런 휘경동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그 공간에 가상의 꽃 ‘초토화(草土花)’를 꽃피우는 강지호 작가는 집착적인 붓질과 각 장소의 이미지를 통해 역사와 기억의 가치, 마치 전쟁처럼 초토화 되는 현실을 다시금 고민하게 한다. 이주와 철거 때문에 버려진 세간 집기와 건물의 잔해를 수석이나 분재 혹은 유물처럼 전시하는 신은경 작가, 휘경동 다세대주택의 정형화된 집 형태가 서서히 녹아 무너져 내리는 작업을 선보이는 김주리 작가, 휘경동 여기저기 남아있는 쉬 지나쳐 기억조차 못할 패턴을 수집하여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김태균 작가는 그렇게 사라짐과 사라지는 것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필요에 의해 쉽게 쓰고 버리는 색색의 플라스틱 테입으로 보안여관을 장식하듯 작업하는 김형관 작가는 과연 가치로운 것이 무언지,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권용주 작가는 소위 ‘이발소 그림’인 ‘한민족의 정기가 어린 듯’한 백두산 사진과 공사장 시멘트로 만든 산, 그리고 재개발을 위해 철거되고 버려진 건물의 사진을 병치해 재개발의 명분에 대해 질문한다. 이렇듯 6명의 작가는 휘경동의 사라진/사라질 풍경을 ‘통의동 보안여관’에 담아 ‘사라짐’과 함께 삶과 일상, 현실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4. 기억, 통의동 보안여관에 머물다 ● 경복궁 서쪽 ‘영추문’ 맞은편에 위치한 ‘통의동 보안여관’은 일제강점기부터 65년 동안 서울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지도상에서 사라질 위기를 넘기며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통의동 보안여관’은 청와대, 경복궁, 강북문화 그리고 계속 늘어가는 전시장의 가운데에서 다시 말해 정치, 역사, 문화의 트라이앵글 중심에서 사회와 문화, 예술의 접점을 찾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 과거 ‘보안여관’은 여관이라는 이름 그대로 나그네를 위한 공간이었다.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누구든 그 곳에 머물 수 있기에 열려있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사적이고 은밀한, 무한히 닫힌 공간이었다. 개방과 폐쇄의 이중성을 가진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서정주 등 여러 시인은 문학지를 만들었고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불특정다수의 사적 역사가 끊임없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켜켜히 쌓인 서술 구조 그 자체인 ‘보안여관‘에 이제 새로운 문화, 예술을 담음으로서 ‘통의동 보안여관’ 은 그 본연의 의미를 영속시켜 갈 것이다. 모든 이들의 삶을 담아내고 그 흔적을 남겨가는 것은 어쩌면 통의동 2-1번지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재개발에 의해 철거될 작업실을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작가에게 ‘보안여관’은 위안과 함께 부러움을 머금은 곳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문화’라는 지향해야할 도시의 가치와 자신들 삶의 성찰을 담은 곳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살아있는 듯 변화하며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 가는 보안여관에서의 『揮景: 휘경, 사라지는 풍경』展은 한 세대만큼도 수명을 이어가지 못하는 건물과 도시의 기억에 대한 장송곡이며 시대의 모순에 대한 의심 가득한 질문일 수 있다. 보안여관 구석구석 남아있는 지난 세월의 흔적은 『揮景: 휘경, 사라지는 풍경』展전의 흔적과 함께 앞으로 새로운 시간을 쌓아가며 더욱 가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 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