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2010_0217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운섭_문무왕_배고은_오용석_이정자
관람시간: 01:00pm~08:00pm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종로구 통의동 2-1번지
Tel. +82.2.720.8409

‘그곳에 가지 않으면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다.’
‘집’ 혹은 ‘집’을 관통하는 우리의 관심은 바로 삶과 거기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 감정 그 자체다.
‘한마디로 말을 하자면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생각하면 내 자신이 빠져 나올 수 없기 때문 이예요.’
‘소외와 불안의 막다른 장소 → 나는 안전해야 한다. 그러나 안전하지 못하다.’
‘쉽게 들어갈 수 없고 내어 줄 수 없는, 그 사이의 균열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무방비 상태이다.’

● 개인과 분리될 수 없는 집. 우리는 그 관계를 쉽게 부정할 수 없는데, 집은 무언가를 할 수 있고 없는 것과 같은 보다 현실적인 문제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머무르거나 떠나온 자리에는 개인의 정체성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기억과 흔적들이 파편적으로나마 각인되어 있고, 이것들은 현재하는 주체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더욱 어떤 뚜렷한 실체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곳은 특정한 소속감 이상의 밀착도를 주지만, 막상 텅 비어 있는 기호로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 이번 전시에서 5명의 작가들은 집을 통해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되면서 진정한 장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여기서 진정한 장소는 ‘집’이라는 실체로서가 아니라 각자 다른 방식으로 기억된 하나의 공간적 테두리의 성격을 가지며, 자기 고백적 발화의 출발점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들이 사적 영역에서 끌어온 이야기는 「보안여관」이라는 특정 장소와 만나면서 그 안에 잠시 기거하는 동안 펼쳐진다. 결코 합리적일 수 없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고백이라기보다, 오히려 기존의 질서를 흩트리는 파장이 내포되어 있다. 이것은 자신도 모르게 예속된 삶에 대한 의식적인 거부이며, ‘생존’과 관련된 직접적인 반응인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성격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발언의 도구로 집을 읽는다.

● 여관, 누군가 머물다 사라지는 곳. 거기에는 보통 어떤 식으로든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보안여관」의 실내는 그러한 실제 흔적을 찾기 힘들다. 그것은 건조한 표면을 드러낼 뿐이며 더 이상 ‘보안’도 ‘여관’도 될 수 없다. 그러나 외부는 집의 형상 이지만 그 내부는 물리적으로 텅 비어있는 「보안여관」의 공간적 특징은, 막상 쉽게 안주하지 못하고 집을 찾거나 확인하고자 하는 각자의 내면의 모습과 닮아 있다. 공간은 그들의 성격을 우리에게 이식하지만 그것은 가식적이다. 각각의 작업들은 그 공간을 간섭하고 침투하는 방식으로 드러나기를 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