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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_20151213

(이강의 테마여행)서촌 골목마다 숨어있는 문화예술 공간

입력 : 2015-12-13 10:05:59 ㅣ 수정 : 2015-12-13 10:05:59

인왕산 아래 서촌에는 골목 구석구석 둘러볼 곳과 많은 이야기 거리들이 숨어있다. 조선의 화가 겸재 정선이 서촌에 살았었고, 근대의 시절 이름자를 알 만한 문화예술가들이 바로 인왕산 자락 아래 서촌에 머무르고 기거하며 살고 사랑하며 울며 떠나가기도 했다. 조선시대 진경산수화를 개척한 겸재 정선이 이곳 인왕산 자락 아래에서 살았으며, ‘세한도’로 유명한 추사 김정희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또 천재 시인인 이상은 이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그의 대표작인 ‘오감도’에서 묘사된 ‘막다른 골목’이 바로 통의동 골목이다. 이뿐 아니다. 1930년대 한국문학사의 한 획을 그었던 ‘시인부락’의 동인들과 화가 이중섭 등의 문화예술인이 머무르던 ‘통의동 보안여관’도 바로 이곳 서촌의 골목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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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사진=이강)

먼저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200m 직진하다 우리은행에 못미쳐 골목으로 좌회전하면, 100여미터 거리에 ‘이상의 집’이 자리한다. 종로구 통인동 154-10번지에 위치한 ‘이상의 집’은 천재문학가 이상(李箱, 1910-1937)이 세 살부터 스물세 살까지 살았던 집 ‘터’의 일부이다. 이상과 관련된 도서와 자료 등이 구비되어 있어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열람가능하다.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통의동 보안여관은 경복궁 영추문 방향으로 길을 따라 오르면 200여미터쯤의 자리에 위치한다. 예술가라는 이름자를 달지 못한 무명시절의 예술가들이 머무르고 떠나며 몸을 추스르고 예술혼을 저당 잡히던 한 시절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공간이다. 보안여관은 현재 젊은 예술인들의 작품전시와 문화시장 등을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되어 운영되고 있다.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으로 개방된 박노수 가옥은 옥인동에 위치한다. 박노수 가옥은 80여년 전인 1937년 경 지어진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1991년)로 등록된 건축물이다. 현재 한국 미술계의 거장 남정 박노수 화백이 기증한 작품과 고미술품, 수석, 고가구 등 총 1000여 점이 전시되어 있고, 40여년 동안 거주하며 가꿔온 가옥과 정원도 그대로다. 누상동 9번지에 이르면 윤동주 하숙집 터가 있다. 지금 빌라가 들어서 옛집은 볼 수 없으나,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에 다니던 1941년 5~9월 이곳에서 후배 정병욱과 함께 하숙 생활을 했던 집이다. 아쉬움이 남으면 부암동 자하문 터널 옆에 위치한 윤동주문학관도 둘러볼 수 있다. 윤동주의 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모티프인 ‘별’을 주제로 공간으로 조성했다.

이강 여행작가, 뉴스토마토 여행문화전문위원 ghang@hanmail.net

이 뉴스는 2015년 12월 9일 ( 17:5:56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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