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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_20130512

주말 도심 속 나들이, 서촌 마을이 뜬다

북촌 마을에 이어 새로운 옛 서울 탐방 코스로 부각
입력 : 2013.05.12 15:11:12


흔히 도심 속에서 옛 서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로 북촌 마을을 꼽는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북촌 마을이 알려진 후부터 주말에는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 이전과 같은 한적한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옛서울 탐방 코스로 서촌 마을이 부각되고 있다.

서촌 마을은 ‘서촌’이라 부르는 기준은 경복궁이다. 경복궁 서문 영추문에서 인왕산 사이에 자리한 마을이 서촌마을이다. 인왕산과 북악산을 잇는 성곽을 따라가면 자하문이 있는데 이 성곽 안쪽에 위치한 청운효자동, 통인동, 체부동, 옥인동부터 경복궁역까지를 서촌 마을이라고 부른다.

북촌 마을은 경복궁의 동쪽에 있지만 청계천의 북쪽에 있다고 해서 북촌 마을이라 불린다고 한다. 북촌 마을에는 내노라하는 권문세가들이 모여 살았던 반면 서촌 마을에는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 중인이 주로 거주했다.

현재 서촌 마을에는 세종대왕 생가, 권율과 이항복의 집터가 남아있다. 또 옥계시사(백일장)가 열리고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추사 김정희의 명필이 탄생한 곳도 이곳이다. 근대에는 이중섭, 윤동주, 노천명, 이상 등이 거주하며 문화예술의 맥을 이었다. 현재 경복궁 서측은 서울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660여 채의 한옥과 옛 골목, 재래시장, 근대문화유산이 최근 생겨난 소규모 갤러리, 공방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세종마을 금천교 시장 초입이 보인다. ‘체부동잔치집’, ‘코끼리냉면집’ 등 서촌 맛집들이 모여 있다. 경복궁 서문 영추문을 끼고 청와대로 향하는 길의 건너편으로 통의동 ‘보안여관’이 있다. 숙박은 할 수 없는 여관으로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1930년대에 오픈해 80여년 동안 ‘여관’으로 자리했다. 서정주 시인도 이곳에 묵으며 문학동인지 ‘시인부락’을 만들었다. 보안여관은 돈 없는 예술가들이 무작정 상경해 자리를 잡기 전 장기투숙하던 공간이었다. 재개발 붐을 타고 사라질 뻔했으나 언젠가 예술가들을 품었던 공 덕분인지 예술가들이 힘을 합해 그를 구했다. 이름만 여관인 보안여관은 2010년부터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안여관을 지나 좌회전하면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이곳이 ‘세종마을’이라 불리는 이유다. 중인들의 공간으로 알려진 서촌이지만 조선 초기 이곳에 살던 이들은 대부분 왕가와 연이 있는 이들이었다. 왕이 즉위 전에 살던 사가를 ‘잠저’라고 한다. 정확한 위치는 짚을 수 없지만 이 즈음에 세종대왕의 잠저가 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세종의 아버지 태조 이방원이 왕위를 차지하기 전의 일이었다.

서촌의 랜드마크는 ‘대오서점’이다. 60년 동안 헌 책방으로 자리를 지켜오면서 명소가 됐다. ‘송석원터’는 조선의 마지막 황후 순정황후 윤씨의 백부 윤덕영이 40개의 방을 지닌 프랑스풍 저택을 지었던 곳이다. 구한말 왕궁보다 거대한 ‘사가’를 지었다는 것으로 당시 혼란스럽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서촌 마을에 대한 탐방 코스는 ‘경복궁 서측 걷기’라는 안내 책자를 통해 상세히 안내돼 있다. 북촌문화센터나 북촌한옥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구할 수 있다.

‘경복궁 서측 걷기’ 안내책자에는 1코스 예술산책길, 2코스 옛추억길, 3코스 골목여행길, 4코스 하늘풍경길로 걷기 코스가 소개돼 있다. 초행길이라면 코스를 따라 걷는 것이 아무래도 수월하다.

[뉴스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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