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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_20150915

근대건축·골목길·갤러리 곳곳 ‘사진’과의 대화

최종수정 2015.09.15 13:07 기사입력 2015.09.11 13:36


서촌 일대 제2회 ‘서울루나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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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골목길 작품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스마트폰의 출현으로 하루에도 수십 억장의 사진이 전파되는 시대. 사진 예술에서 사진이 갖는 소통 방법에 대한 고민이 좋은 사진을 알아보는 안목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액자가 가지런히 걸린 전시장을 벗어나 유연하게 대중을 만나고, 음악이나 다른 영상 매체와 접점을 찾는 건 사진을 통한 교감의 폭을 넓히는 일이다. ‘서울루나포토’가 증명하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 실험적인 사진 축제는 서울 서촌을 중심으로 특색 있는 공간과 골목길에서 펼쳐진다. 통의동에서 부암동, 덕수궁까지 지난해보다 영역이 확장됐다.

올해 주제는 ‘닻 내리다’다. 디지털 시대 정주에 대한 고민의 시도이자 이 행사의 순항을 은유한다. 보안여관에서는 도시 공간과 시간에 대한 관찰 속에 발견되는 관계들을 주제로 한 사진 작품들이 걸려 있다. 70~80대 연세의 인물들을 찍은 흑백사진과 달항아리를 비치한 모습, 서울ㆍ광주ㆍ제주ㆍ뉴칼레도니아ㆍ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발견한 오랜 풍경을 사진 매체로 담은 뒤 컴퓨터로 재구성해 아날로그적으로 재현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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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 作, ‘한강’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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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택 作(보안여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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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作(보안여관 전시)

‘사진위주 류가헌’ 갤러리에서는 이번 행사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강홍구 작가(59)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강을 배경으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과 도시의 모습이 큰 사진에 담겼다. 이외에도 서촌 내 이용재건축사무소+사이드, 공간 291 지하 전시장, 골목길 등 곳곳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다. 12일 저녁에는 덕수궁 함녕전에서 ‘달과 사진의 밤’이라는 포토필름 행사도 열린다. 사진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작품을 보여주는 영상제와 더불어 음악회가 곁들여진다.

행사의 공동대표 중 한 명인 최성우 씨(55)는 “장소특정적 예술행사를 꾸려보고 싶었다. 서울의 오래된 공간과 현대사진이 만나는 자리”라며 “개인적으로는 예술이라는 형태가 작가 한 사람만의 자기발현이 아닌, 대중과 사회에 순기능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최 대표는 부산을 기반으로 전통문화와 근대건축 보존ㆍ활용 사업을 전개하는 ‘일맥문화재단’ 이사장이기도 하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2004년까지 실제 여관으로 사용된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을 사들여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최 대표는 “부산의 한 적산가옥에서 태어나서인지 ‘사라지는 가옥’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 모든 게 남아 있긴 힘들겠지만 오래된 도시의 기억의 켜를 지닌 건축물이 재활용되고, 그 역사가 이야기되길 바란다”고 했다. 행사는 20일까지. 02-720-8409.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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