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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_20161112

‘문래를 통해 서울을 바라보다’···2016 서울사진축제 특별전 문래 예술창작촌서 펼쳐진다

문래동_메인베너

[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2016서울사진축제 특별전 <서울 속 문래, 문래 속 서울 – 열 개의 문장으로 쓴 편지>가 12일부터 19일까지 문래 예술창작촌 10개의 공간에서 펼쳐진다.
원주민, 선주민, 이주민이 공존하며 이미 깊숙해진 상업화에 맞서 예술 실천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는 문래동은 이 도시의 ‘섬’이자 ‘숨’이라 할 만큼 일상의 다양한 유동적 요소들이 다채롭게 교차하는 동네이다. 저마다 고유한 개성을 발휘하고 있는 문래 예술 창작촌에서 동시대의 화두이기도 한 ‘디아스포라, 정주와 표류, 도시 상상과 상생’에 대해 다시 사유해보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에는 19명의 작가의 작품, 9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특별전 <서울 속 문래, 문래 속 서울 – 열 개의 문장으로 쓴 편지>에서는 문래를 고집스럽게 때로는 운명처럼 다루는 작가들의 작업이 한 축을 이루며, 가까운 옛날의 문래동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병현, 송기연, 나태흠 작가는 관광, 대중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여과되고 구축된 문래가 아니라, 유동하는 문래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송기연_문래 도시를 빚다

<문래- 도시를 빚다> 송기연은 지난 3년간 문래동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촘촘히 기록하여 보여준다.


예병현_공용공간 \'그날\' C-print, 145×116cm, 2011

<54-41 munrae> 예병현은 문래동에 10년 전부터 거주하며, 문래동 아티스트들의 삶의 자리와 문래동의 장소를 기록해왔다. 그의 사진 속에서 문래동을 떠난 사람들의 자취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문래동의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문래를 통해 동시적으로 탄생되는 도시의 이미지는 ‘뮤온’에서 펼쳐지는데, 김병직, 김재남, 이승희, 이한수 네 명의 작가가 ‘미지에서 온 이주민’을 그리게 된다.

‘대안예술공간 이포’의 2층에서는 이영욱작가가 20년 전 전철 1호선을 따라 기록한 사진들과 현재 1호선의 풍경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이영욱_서울 가는 길-전철 1호선

<서울로 가는 길 – 전철 1호선> 이영욱은 20년 전의 전철 1호선을 따라간다. 당시 1호선은 ‘지옥철’이라 불릴 만큼, 사람들은 짐짝처럼 실려서 움직였고, 과거 20년 전에 촬영되었던 장면을 추적해서 다시 찾아가 같은 앵글로 촬영한 사진을 보여준다.


양선주, 권정준, 강진주는 사진매체의 본질을 쫓아간다. 카메라의 폭력성을 들춰내는 양선주의 작품은 ‘상상채굴단’에서, 2차원의 평면인 사진을 다시 3차원의 공간으로 재해석한 권정준작가의 작업은 ‘2相공간 두들’에서 전시된다.

권정준_이곳 저곳

<이곳 저곳> 권정준은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평면사진으로 제시하며 사진적인 재현에 주목한다. 전시가 열리는 ‘두들’ 공간에 거대한 목조 건물을 세운 후 사진으로 다시 입히며, 관람의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정다방’에서는 이 도시의 폐허의 공간을 찾아 핀홀카메라로 작업한 강진주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사진 속의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에 대해 김전기, 박부곤, 이건영이 ‘space9‘에서 깊은 생태학적 시선을 펼쳐 보인다.

박부곤-Tracking-19.2, C-print, 190x152cm, 2014

<트래킹Tracking> 시리즈 .박부곤은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땅을 찾아가 작가가 직접 랜턴을 들고 트래킹을 하는 장면을 장시간 노출로 담았다. 땅에 새겨진 수많은 생성과 파괴의 흔적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풍경사진이다.


마지막으로 ‘예술공간 SAY’에서 김지원, 이승훈, 임안나, 조진섭, 차경희 작가가 ‘폭력과 성스러움’이라는 대립적인 두 개의 단어로 무거운 메시지를 던진다.

이승훈_Moving days_좌천상가아파트_알로카시아_2015

<Moving days – 분갈이 하는 생> 이승훈은 지금까지 18차례의 이사를 통해, 새삼 화분들의 이주에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사람과 함께 식물들도 이사를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변화들을 담았다.


임안나_Frozen_Hero#1_Pigment-Print_100X200cm_2015

<Frozen Hero> 임안나는 전쟁기억을 위해 폐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다양한 풍경들을 촬영하며, 전쟁과 분단국가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다채롭게 재현하고 있다.


조진섭_크로아티아_밥스카_2015년 9월 23일

<New Life> 조진섭은 세계 최대의 화두인 시리아 난민들의 행렬을 따라간다. 이 사진은 2015년 9월 23일 크로아티아 국경 도시 밥스카(Bapska)에서 시리아 난민이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이다. 사진 속의 여인은 세르비아 국경을 지나, 밤 9시 즈음에 마지막 버스를 타고 난민 검문소가 있는 오파토바츠(Opatovac)로 이동한다.


차경희_두 개의 얼굴_멜랑콜리_푸른 방_100x150cm_2014

<두 개의 얼굴, 멜랑콜리_ 푸른 방> 차경희는 대도시의 욕망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내면풍경을 담은 초상사진을 선보인다.


2016 서울사진축제 이일우 예술감독은 문래를 통해 서울을 바라보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문래동 곳곳에서 펄럭이는 주홍색 깃발이 있는 곳이 전시공간이다.

서울특별시와 서울시립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서울사진축제는 올해로 7회째로 2016서울사진축제(예술감독 이일우)는 ‘세계화’와 ‘디아스포라’를 상징하는 <서울 新아리랑-천리의 강물처럼>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도서관 기획전시실, 서울혁신파크 SeMA창고, 문래동 예술 창작촌(10개 공간), 통의동 보안여관 등지에서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열리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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