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Zmin – Ziegfeld Follies

  • 일시: 2022년 2월 24일 금 20시
  • 장소: 아트스페이스 보안 3
  • 티켓비: 3만원
  • 신청인원: 30명
  • 소요시간: 60분
  • 기획 및 출연: 모어 모지민
  • 예술 스텝: 문상훈

1907년 파리 “Ziegfeld girl”이 되어 돌아온 2023년 MORE ZMIN 의 Ziegfeld Follies

살면서 털 난 물고기를 본 적이 있을까? 몸통을 뒤덮은 털이 무성한 

물고기의 이미지는 신화 속의 켄타우로스처럼 우리의 상상력을 촉구한다. 

毛魚가 그리는 이미지는 자기 자신이다.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이미지로 제시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그를 감각해야 하고, 해석해야 한다. 

여기에 모순이 있다. 이미지의 정체를 해석하고 판단해야 하는데 그의 정체성은 해석과 판단의 언어망을 흔들고 뒤집어 놓은것이다. 

그는 설명되는 존재처럼 다가오다가도 또 다시 사물의 이름 뒤로 숨어버리는 물고기. 

잡았다 싶다 생각하고 양 손을 벌려보면, 진짜 毛魚는 이미 손 사이로 빠져나가 털 한 가닥만 남겨져 있다.

그가 무대 중앙에 우뚝 서서 시작되는 공연은 시각을 압도한다. 

발레로 다져진, 완성된 신체는 높은 힐 위에 세워져 있고, 온 몸을 휘감은 흰 천과 머리에 쓴 깃털 등으로 화려하다. 

어찌 보면 진화를 거듭하여 장식적이지만 원래의 기능을 잃은 흔적기관만으로 구성된 생물체라고도 볼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비기능적 모습들은 오로지 단 하나의 질, 아름다움으로 수렴한다. 

수직으로 세워져야만 하는 몸, 심지어 그러한 수직에서 날아올라야만 하는 발레의 명령은 비판받아왔다. 

毛魚는 곧 자신의 역사이기도 한 발레의 비판적 작업을 이어간다. 그것은 떨림에 의해서다. 

관절 이곳저곳에 달린 방울은 균형을 잡을 때마다 현존의 소리를 낸다. 

제아무리 비너스라 할지라도 조개껍질을 열고 스스로의 몸을 세상에 꺼냈을 때에는 차가운 바닷물에 몸서리쳤을 것이다. 

毛魚 또한 중력의 차가움을 고스란히 느끼며, 그 느낌 그대로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렇게 떨리는 몸은 분열하며, 목 내부의 성대를 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울음은 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