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프랜인천타운: 메이드 인 인천

My Friend Incheon Town: Made in Incheon

  • 참여작가: 동인천탐험단, 리금홍, 박지혜, 이수영, 정재호
  • 일시: 2023. 04. 14 – 05. 14
  • 장소: 아트스페이스 보안 1, 2, 3
  • 운영시간: 12:00 – 18:00
  •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무료
  • Artists: Dongincheon Explorer, Lee Geumhong, Jihye Park, Sooyoung Lee, Jaeho Jung
  • Date : 14. April. 2023 – 14. May. 2023
  • Venue : ARTSPACE BOAN 1,2,3
  • Hours : 12PM – 6PM
  • Closed on Mondays
  • Free Admission

Credit

  • 디렉터: 최성우
  • 기획: 박승연
  •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최정욱
  • 인턴 큐레이터: 손효진, 윤현태
  • 그래픽 디자인: 파이카
  • 공간 디자인 및 조성: 손정민
  • 영상장비: 올미디어
  • 운송 및 작품 설치: 나라작품운송
  • 홍보물 제작설치: 애드엔아트
  • 사진: 유용진
  • 주최 및 주관: 통의동 보안여관
  •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협업: 스페이스 빔, 인천 스펙타클, 임시공간

메이드 인 ○○은 보안1942(통의동 보안여관)의 지역을 조망하는 시리즈 전시로 2023년에는 “인천”을 주목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중앙과 변방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고 질서를 갖추고자 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찾고 공유하고자 한다.

  《마이프랜인천타운: 메이드 인 인천》은 지금 서있는 이곳에서 약 40km 거리에 위치한 인천을 살펴본다. 인천은 서울 근교 항구 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징으로 인해 개항장을 개방하게 되었고 산업화 이후에는 대규모 공업지대가 형성되어 수도로 갈 수 있는 관문, 상경의 발 돋움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서울의, 서울에 의한, 서울을 위한 인천”, “서울의 위성도시, 베드타운”이 아닌 “인천광역시”만의 독자적인 상징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 근현대 격동의 역사를 품고 있는 인천에서는 국내 변화와 발전을 명확하게 살펴볼 수 있다. 강제적인 개항이었지만 이로 인해 인천에는 신문물이 끊임없이 들어오게 되었고 국내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최초로 겪으며 근대화를 선도하였기에 많은 이주민들과 함께 자본이 유입되었다. 여러 국적과 국내 팔도 사람들의 노동력이 모여 다양한 생활권이 형성되어 독특한 문화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융화의 과정은 인천만의 기억과 상징에서 나아가 대중적인 문화로서 우리의 일상에도 흡수되어 있다.

  《마이프랜인천타운: 메이드 인 인천》의 참여작가 동인천탐험단, 리금홍, 박지혜, 이수영, 정재호는 사진, 설치, 아카이브, 영상, 회화 등의 매체들로 인천의 여러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각기 다른 시기에 발생한 흩어져있거나 흐려진 화두들을 각 작가들의 시간과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인천의 기억 일부를 전시장에 모아 상기시킨다.

  이번 전시를 통해 여기 있는 서울과 저기 있는 타 지역을 나누는 지리적, 인식적 경계를 뛰어넘고 인천으로부터 파생된 일상에서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흔적들을 살펴보려 한다. 이 과정은 복원이 아닌 기억을 위한 장치로서 작동하여 인천 지역의 특유한 상징들에 대해 기존의 인식과 다른 경험을 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공동 기억을 발견하길 바란다.

PROGRAM

참여작가 소개

동인천탐험단 (김수환, 고경표, 노기훈, 백인태, 이의중, 오석근)


‘동인천탐험단(Dongincheon Explorer)’은 사진작가 오석근과 건축가 이의중이 각각 인천 구도심 답사를 진행했던 것을 2018년 하나로 합치며 결성됐다. 이들은 역사와 관광의 시선으로 읽혀왔던 도시 인천의 숨겨진 모습들을 주민이자, 건축가, 사진작가의 시선으로 관찰해왔고,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차원의 생각과 고민들을 만들어왔다. 이는 도시와 공간에 대한 인식, 사용법, 그로부터 비롯되는 삶의 방식들에 대한 것이었는데, 이것이 동탐을 기점으로 더 풍요롭고 다양한 접근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신흥동 일곱 주택 Sinheung-dong seven houses (2019-2020)>은 긴담모퉁이길이 아름다운 인천 원도심 신흥동의 재건축 대상지를 탐험하여 기록한 것이다. 건축가 이의중이 대상지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적산가옥 중 당시부터 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생활문화상을 보여줄 수 있는 7개의 집을 선정하여 각 주택의 해설과 도면을 그렸고, 참여 작가들은 문헌자료 조사, 구술인터뷰, 사진, 영상, 드로잉 등의 방법으로 각 주택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기록하였다.

‘동인천 탐험단: 신흥동 일곱 주택’은 인천의 원도심은 물론, 한국의 오래된 도시들과 지역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들, 나아가 그것을 활용하는 예술적 방법론들, 공공성, 공공재, 공유자산 등에 대한 담론을 생산하고 그 활용 방안을 먼저 제안한 것이다.

리금홍


리금홍작가는 2009년 5월, 17시간 동안 배를 타고 중국 싼뚱성 옌타이시에 갔다. 산둥 반도 북부에 위치한 옌타이시는 한국 짜장면의 원조인 인천 차이나타운 화교들의 고향이다. 작가는 현지 사람들에게 짜장면 조리법을 알려달라는 전단지를 돌리고 메일로 짜장면 조리법을 보내달라고 하여 ‘마차오’라는 대학생에게서 회신 받았다. 마차오는 자동 번역기를 사용해 한국어로 된 조리법을 보내주었는데 <자장면의 생산방식 Jajangmyeon production method (2009)>은 메일의 제목이다. 메일 내용을 바탕으로 짜장면 조리법 동영상을 만들었는데 처음 차이나타운에 갔을 때의 느낌처럼 라면봉지로 치파오를 만들어 입고 자동 번역된 짜장면 조리법을 직접 소개했다. 작가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번역된 음식 짜장면과 한국인이 생각하는 중국인 마을로 번역된 차이나타운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이수영


이수영작가의 출품작인 <아픈 짜장면 Sick Noodle (2009_2023년 재제작)>은 현관 앞 신문지로 싸 내놓은 짜장면 빈 그릇을 보면서 마음이 짠했던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과 <떠도는 짜장면 Wandering Food (2009_2023년 재제작)>은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철가방을 들고 한국 화교의 출신 지역인 중국 산동성 연태시에 짜장면 배달간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을 통해 우리 식탁에 오기까지 짜장면의 여정을 품고 있는 화교들의 이주 속 삶과 시간을 생각한다.

박지혜


박지혜는 개인과 집단 그리고 사회 속 다양한 관계 내에서 잠재된 심리적 흔적에 주목한다. 이를 사회적 맥락 안에서 쉽게 정의되거나 분류될 수 없는 불명확한 하나의 형상으로 이해하고 이러한 형상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에 대하여 탐구한다. 

<그림자와 그림자들 The Shadow (2021)>은 한국의 근대노동사의 역사적 형상으로서 70년대의 여성 노동사를 상징하는 하나의 기념비적인 장소인 동일방직 공장을 이제는 접근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멀어진 무의미한 풍경으로 그려내는 영상 작업으로이미 존재하는 과거의 사건과 기록을 통해 그 존재가 확인되는 특정 장소에서 작가의 시선으로 관찰한 현재의 시간들을 중첩시켜 담벼락의 안과 밖의 공간 사이에 내재되어 있는 또 다른 긴장감으로 드러난다.

<아름다운 벽이 있다 The Wall without a Name (2021)>에서 영상 속 끊임없이 재생되는 동일방직 공장 담벼락의 이미지는 선형적으로 이어지는 풍경으로 전환되며 사운드와 함께 연속적이면서 동시에 불연속적으로 배치된다. 이러한 영상 속 이미지는 동시에 시작과 끝이 결론 없이 반복되기도 반대로 허무하게 사라지기도 한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환기된 동일방직이라는 거대한 공간에 여러 종류의 사운드가 입혀지면서 벽의 경계,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은 점차 허물어지며 어느덧 비가시적으로만 존재하는 풍경으로 전환된다.

정재호


정재호 작가의 《마이프랜인천타운: 메이드 인 인천》 출품작에는 2003년, 1년간 인천을 방문하며 바라보았던 장면들이 담겨 있다. 작가는 대학 시절 인천에 사는 친구들이 유난히 많아 여러번 인천에 방문했다. 서울과 가장 가까운 도시지만 쉽게 동화되기 힘든 이질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던 인천은 타지에서 온 누군가를 이방인으로 밀어냈다.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낮은 구릉들을 몇번 넘어 방음벽으로 둘러쳐진 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착하는 인천의 한 가운데.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작가에게 초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것과 동시에 탈색된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스쳐지나갈 수 있는 순간적인 장면들이 쌓여 감각적으로 담긴 화면은 인천에 위치해있던 작가의 시간과 기억을 품고 있다. 정재호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인천을 간접적으로 방문하고 그 지역의 온도를 느끼며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