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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_20100808

“무대도 객석도 없다”..전시장 연극 줄이어

기사입력 2010-08-08 07:07 | 최종수정 2010-08-0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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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무대와 객석을 갖추지 않은 미술 전시장들이 연극 공연장으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대관료가 극장보다 상대적으로 싼 데다 전시와 영상 예술이 뒤섞인 형식 파괴 연극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연출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공연 제작사인 코르코르디움은 오는 20-29일 미술 전시 공간인 ‘대학로 갤러리’에서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소재로 한 프랑스 연극 ‘파이의 시간’을 선보인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원작 ‘라뮤지카’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2004년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데 이어 이번 공연은 갤러리로 장소를 옮겨왔다.

갤러리 입구에 조각과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해 관객들이 공연 시작 전 30분 동안 작품을 감상하도록 한 뒤 연극을 시작한다.

제작사 관계자는 8일 “갤러리 공간이 주는 느낌에 맞게 대본을 각색하고 연출 방식도 확장했다”면서 “관객이 직접 다양한 오브제와 영상 예술을 체험한 뒤 연극을 관람함으로써 몰입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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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그린피그는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쟁이 주는 상처를 재조명한 창작극 ‘의붓기억’을 공연 중이다.

이 미술관의 지하와 1층 전시장을 넘나들며 선보이는 형식 파괴 공연으로, 희곡을 기반으로 하는 연극 형식에서 벗어나 연기와 음악, 영상, 미술 등의 장르를 한 데 뒤섞었다.

윤한솔 연출은 “소극장처럼 무대와 객석이 인위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아 공간 활용이 자유롭다”면서 “관객들에게는 가려졌던 무대 뒤편까지 노출함으로써 배우들의 연기를 날 것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연구소 마찰은 지난달 6~10일 여관을 개조한 전시 공간인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이상의 시 ‘오감도’를 각색한 창작극 ‘곶나들이’를 공연했다.

배우들이 이곳저곳 옮겨다니면서 공연하는 즉흥극으로, 무대뿐 아니라 좌석마저 없애 관객들이 아예 서서 관람해야 하는 연극이다.

이 극단 관계자는 “극장에서 공연할 때는 조명이나 음향 같은 기술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극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면서 “무대와 객석을 없애면 관객의 코앞에서 배우의 연기가 펼쳐지는 상황이 벌어져 연극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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