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1942(통의동 보안여관) 상반기 기획전시
습습하하
- 참여작가: 다프나 마이몬, 안광휘, 천근성, 최대진
- 일시 : 2024.5.24 – 2024.6.22
- 장소 : 아트스페이스 보안 1,2,3
- 운영시간 : 12:00 – 18:00
- 월요일 휴관
- 입장료 무료
BOAN1942
breathing breaks, breaking breaths
- Artists: Dafna Maimon, Ahn Kwanghwee, Geunsung Chun, Daejin Choi
- Date: 2024.5.24 – 2024.6.22
- Venue: Artspace Boan 1,2,3
- Hours: Tue-Sun 12:00 – 18:00
- Closed on Mondays
- Free Admission
크래딧
- 디렉터: 최성우
- 기획: 박승연
-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최정욱
- 인턴 큐레이터: 손효진
- 그래픽 디자인: 마카다미아 오
- 공간 디자인 및 조성: 장준호
- 영상장비: 올미디어
- 홍보물 제작설치: 네모공간
- 주최 및 주관: 통의동 보안여관
-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보안1942(통의동 보안여관)의 기획전시 《습습하하》는 돌봄의 시간을 축적해 생존하고 있는 인간 사이 관계와 그 중심인 주체에 대해 살펴본다. 개인의 윤리로 인식되던 돌봄이 보편적이자 집단적 정치 의제로까지 발전하였는데 이 변화는 전염병의 유행으로 제한된 상황 속 사적 관계와 지역공동체에서 희망을 목도하며 심화되었다. 서로의 안녕을 살피며 상호의존하던 시기가 지난 현재, 우리는 보편적 돌봄을 지속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려 한다.
돌봄의 영어인 Care는 고대 영어 Caru에서 파생되어 걱정, 문제, 관심, 슬픔의 다중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이와 같은 감정적 의미를 체감하며 성장한 인간 역시 타생명체들과 동일한 취약함과 불온전함을 인정하고 생명의 연약함을 직면해야 한다. 그렇기에 본 전시는 하위 주체들만 돌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돌봄을 제공하고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지하려 한다. 반면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돌보는 행위를 가까운 친족 간의 사적인 일로 치부하곤 한다. 앞서 말한 고대 영어 Caru와 같이 원주민이 뜻하는 친족 개념은 인간과 비인간을 비롯한 우리가 자리 잡고 있는 땅과의 관계까지 뜻한다. 이들이 말하는 관계 돌봄, 즉 서로를 살피는 행동은 일상적이며 가까운 가족들에서 전 우주적 관계로도 넓혀져있다. 즉 보편적인 돌봄이란 우리의 가정과 친족에서 나아가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용하고 돌봄은 우리의 권리와 자격을 지킬 수 있는 당연한 행위이자 인류의 본성인 정서적이고 감각적인 교감까지 그 의미를 확장한다.
이번 《습습하하》 전시는 인간의 상호의존성을 인지한 포용적 관계를 중심으로 서로 얽혀 보살피는 실천들에 주목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네 작가의 설치, 영상, 회화 등의 작품을 통해 돌봄의 의미에 대한 고민을 공유한다. 참여 작가들과 관계 맺고 있는 타자와 그 중심의 작가 사이 발생하는 다각도의 이야기들을 관람객에게 들려준다. 작품을 통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개인의 능력인 돌봄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가시화함으로써 이 세계의 생존 조건을 짚어보고자 한다. 보리스 그로이스Boris Groys는 돌봄이 있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자에 대한 돌봄은 나의 결단으로 행해지므로 그 결정의 주체인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나의 주체와 주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살핌으로 형성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나”라는 중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수많은 존재들이 만들어낸 배경 속에서 인간은 관계들을 구성하여 삶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나누어 살아가고 있는 공동의 세계 속에서 다른 존재를 통해 내가 지각될 때 비로소 나 또한 이 세상의 공동체임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나를 살펴보고 돌봄으로써 나의 세계뿐만 아니라 모두가 살아가는 공동의 영역까지 돌봄의 범위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
“습습하하”는 달리기의 기본 호흡법 중 하나로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하며 목적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행동의 흐트러짐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달리는 동안 기본적이자 필수적인 호흡을 효과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이러한 호흡법을 이번 전시에서 “돌봄”으로 설정하여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함께 하는 타자들과의 관계와 변화를 유지하며 달리고 있는 혹은 생존하고 있는 인간의 존재 즉 자아를 살펴본다. 우리가 살아오며 유지한 이 호흡법 《습습하하》를 통해 지나온 길과 더불어 앞으로의 여정에 원동력이 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