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보안여관 신관2층 – 보안책방
장우철 Jang Woo Chul
2018. 2. 1 – 2. 11
12 – 19 p.m

이번 전시 에는 장우철의 사진 작품을 비롯해, 정물화처럼 놓인 모든 것들을 판매합니다. 그가 어딘가로부터 가지고 돌아온 것들, 예를 들어 모로코에서 주운 돌과 마쓰모토에서 산 접시와 지베르니 모네의 연못에서 책갈피에 끼워온 버들잎 같은 것들이 짝을 지어서는 새로운 주인을 기다립니다. 아예 대놓고 설 선물을 염두에 둔 어여쁜 꾸러미를 선보일 예정도 있습니다. 아울러, 보안스테이에도 전시와 발맞춘 공간이 생겨납니다. 보안스테이의 42번 방을 작가의 생각대로 직접 꾸몄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방에 ‘서귀포’라는 이름을 미리 달았습니다. 경복궁 서쪽 담장을 마주보는 방에서 저어 남쪽 서귀포를 생각하는 것은 어떤 마음으로 남게 될는지. 날씨와 생활, 계절과 이름들, 여기와 거기, 2월의 조촐한 하룻밤을 제안합니다.

장우철

그는 오랫동안 한 잡지의 에디터로 일했고, 그러는 동안 두 권의 책 <여기와 거기>(2012, 난다)와 <좋아서, 웃었다>(2016, 허밍버드)를 내기도 했습니다. 요새는 어딘가로 매일같이 출퇴근하기를 멈춘 채, <데이즈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하우스 비전 서울>의 편집자로, <샌프란시스코마켓>의 라이터 등으로 일하며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몇 번인가 사진전을 열었으며 여전히 사진을 탐구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너네 집에 있는 컵들 다 예쁘다. 이 재떨이랑 스푼도.” 이런 말을 들을 때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던가요. 언젠가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설을 앞두고 통의동보안여관 신관2층 보안책방에서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들, 그러니까 접시며 펜이며 베개와 저금통, 고르고 고른 (쓰지도 버리지도 않은) 그림엽서에, 좋아라 사놓고 한 번도 듣지 않은 CD라든가, 말라죽은 이끼 화분과 이제 막 봉오리가 잡힌 동백 한 그루까지, 그의 취향과 보는 눈, 그리고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방에서 전시장으로 옮기는 동안 그것들의 이야기는 어딘가 달라지기도 할 텐가요? 다만 그 풍경을 조용히 바라보고자 합니다.

사과 하나를 고르더라도 이게 왜 어떻게 더 좋은지 까다롭게 따지지만 더럽고 천박한 것에서도 고유한 아름다움을 밝히는 일. 그걸 감각이라 해야할 지, 재능이라 해야할 지, 취향일 뿐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유난히 우르르 몰려다니는 세상에서, 아무도 모르라고 자신의 방에 만들어 놓은 그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잠시 웃음짓게 되지 않을지 짐작해봅니다.

– 장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