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진 개인전 《신의 자리》
  • 일시: 2021. 07. 02 ~ 07. 28,
  • 장소: 아트 스페이스 보안 2 (신관 지하 1층)
  • 운영시간: 12:00 ~ 18:00
  • 월요일 휴관
  • 입장료 무료
  • 기획: 최주원
  • 디자인: DownLeit 박재영x차지연
  • 공간 설치: 사무소 디자인, 노준태
  • 코디네이터: 곽현지
  • 주관: I TALK ABOUT CONTEMPORARY
  • 협력: GCS
  •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 Eunjin Kim, Locations of God
  • Date: 2. July. – 28. July. 2021
  • Venue: ART SPACE BOAN 2
  • Opening Hours: 12PM – 6PM
  • Closing Days: Every Week Monday
  • Admission Free
  • Curated by Juwon Choi
  • Design by DownLeit Jaeyoung Park x Jiyoun Cha
  • Technician – Samuso Design, Noh joontae
  • Coordinator — Hyunji Kwak
  • Organized by I TALK ABOUT CONTEMPORARY
  • Cooperated by GCS
  • Supported by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신의 자리

최주원

빛을 인간이라 대변하지 않고, 그렇다고 인간에게 어둠이라 말하지 않는다. 동서고금에서 빛과 어둠은 신의 영역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은진은 자신의 화폭에 신들을 위치시킴으로써 자개의 빛과 흑판 어둠의 세계를 창조하였다. 그녀가 불러온 신들은 각자에 위치에 서있다. 이는 주술적 행위라기보다 신의 낙인이 박제되어 일렁거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개인전 《신의 자리》에서 작가는 현존에 기반한 논픽션의 서사를 통해 새로운 회화 실험을 시도한다. 전시에서 발표되는 신작은 회화의 움직임으로 서사를 실현하는 수행적 작업이다. 그동안 대형 화폭을 배경으로 순간 정지된 서사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회화 재료인 자개를 통해 시간성과 운동성을 표현한다. 자개의 파편들이 작품 속 인물들의 옷과 배경에 붙으면서 빛이 반사되어 보는 각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흑판 위에 놓인 자개는 관람객의 움직임과 시간의 조명에 따라 움직이는 물성으로 회화에서 물감과 함께 장치 요소로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자개를 사용할 때의 번쩍거리고 화려함, 공예적인 것을 지양하고, 어설프지만 직접 배우며 손에 익힌 작가의 또 다른 물감이라 볼 수 있다. 즉 완벽하게 구사된 공장의 자개장이 아니라 작가가 추구하는 회화의 서사에서 수행되는 과정에 놓이게 되는 불완전한 운동성의 자개가 자리한다. 작가가 예전부터 회화에 담았던 사회에서 불편하게 취급되고 기피되는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서사 구조와 함께 이번의 재료 실험을 통해 미완의 서사와 장소, 공간은 끊임없이 확장된다.

김은진은 이번 전시에서 대형 회화 세 점을 선보인다. 첫 번째는 기존 자개농 위의 서사에 새롭게 차용하여 그린 작업, 두 번째는 흑판 위에 설화를 배경으로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써내려간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경험했던 자연과 죽음에 대한 작업이다.

이를 통해 《신의 자리》에서 자연과 생태, 인간의 군집으로서 사회와 더불어 여성에 대한 다양한 내러티브가 전개된다. 심청전,할머니, 원더우먼처럼 대대로 전승되는 이야기와 대중매체에서 표상되는 여성의 서사가 현대사와 전승된 설화 사이에 놓인다. 이번 개인전에서 신과 인간이 함께하는 인산인해의 장면과 더불어 선명한 찰나의 선인장 대형 회화를 선보인다. 자연물의 생명력과 인간의 실존을 자개의 찬란함과 어둠으로 그려냈다. 작품 속의 다층적인 서사와 더불어 김은진의 회화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자개의 물성은 현존과 과거의 극 사이에 새로운 장소성을 부여하며, 재료의 형식은 신이라는 주체를 소환하여 위치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