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잠시 떠 있는 동안에》

  • 일시 : 2021. 12. 11 – 12. 26
  • 장소 : 아트 스페이스 보안 3
  • 운영시간 : 12:00 – 18:00
  •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무료

《Centrifugal Lives》

  • Date : 11. Dec. – 26. Dec. 2021
  • Venue : ART SPACE BOAN 3
  • Opening Hours : 12PM – 6PM
  • Closing Days : Every Week Monday
  • Admission Free
  • 총괄 안건형
  • 연출 박민수
  • 기획 임보람
  • 기술감독 염철호
  • 디자인 김선태
  • 촬영 공원준
  • 조연출 노은지
  •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 Director Kearnhyung Ahn
  • Film director Minsoo Park
  • Curator Boram Lim
  • Technical Supervisor Chulho Yeom
  • Design Suntae Kim
  • Cinematography Wonjun Kong
  • Assistant Eunji Roh
  • Supported by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내가 잠시 떠 있는 동안에〉(2021)는 6채널의 영상 스크린으로 구성된 하나의 전시이자 곧 하나의 작품이다. 이 6채널의 영상은 사회적 규율이나 관습과 같이 우리 사회를 속박하고 있는 비가시적 힘과 그 힘의 영향 아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담아내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6인의 등장인물-취업준비생, 전파사 기술자, 염전의 염부, 마네킹 기술공, 재활용분류업체 노동자, 육아휴직 중인 회사원-에 관한 다큐멘터리이자, 그들의 일상에서 반복되는 행동을 포착하여 관찰하는 영상이다.전시장을 구성하는 6개의 채널은 각 채널당 1분간의 12개 장면들이 조합된 12분의 비선형적 시퀀스로 구성된다. 이러한 총 72개의 장면들은 인간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동 범주’로서 구분되는데, 이는 노동, 휴식, 여가, 소비와 같은 일상적 범주이며, 먹고, 보고, 잠을 자는 행위와 같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이자 필수적인 행동을 포함한다. 이 장면들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독백이 흘러나온다. 단순한 행동 묘사부터 추상화된 내밀한 믿음들까지의 독백들은 규율과 관습에 의거한 사회적 요구 속에서 고되고 힘든 삶을 사는 이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적응하며, 또는 저항하는가를 들려준다. 또한, 인물의 서사에 초점을 맞춘 세로 구도의 화면은 관객의 시선을 상단으로 끌어올리고, 마치 위인 동상을 올려다보듯 등장인물과 그들의 행동을 우러러보는 듯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이러한 관람 환경에서 더욱 몰입된 효과를 위하여 움직임을 제한하는 고정 쇼트를 활용함으로써 공간과 체제의 폐쇄성을 강조하고, 특정한 구도들을 활용하여 반복되는 신체 움직임이 두드러지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반복행위에 따라 발생하는 규칙적이고 기계적인 사운드와 스크린들로부터 교차로 흘러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독백으로 구성된 다발성 사운드 설치 환경은 시청각적 리듬감을 부여하면서 작품에 대한 공간적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인물들의 독백 내레이션은 완결된 문장 형태로서, 등장하는 인물의 목소리로 별도로 녹음된 사운드이다. 이 독백들은 단순 묘사부터 추상화된 내밀한 믿음까지 다양한 층위를 거쳐, 각 인물의 언어화된 자기 인식을 표상한다. 이 자기 인식, 혹은 언어는 일종의 전장戰場이다. 한 편에 내면화된 규율-관습이 있고, 반대편에는 ‘삶의 의미화’가 존재하며, 이 두 가지 측면은 충돌하여 서로 지배하거나 반대로 전복되어 종속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상호 보완적이기도 한 관계를 맺게 된다. ‘삶의 의미화’는 빅터 프랭클의 개념을 차용한 것인데, 그는 의미를 찾을 수만 있다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도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견주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금의 노동-사회 환경에서 어떻게 삶을 의미화하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