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O》

  • 일시 : 2021. 11. 30 ~ 2022. 03. 27
  • 장소 : 보안1942(통의동 보안여관) 외부
  • 운영시간 : 항시 관람 가능
  • 상세장소: 33마켓 입구, 33마켓↔︎아트스페이스 보안1 사이, 아트스페이스 보안 1 입구 앞

홍기하 Khia Hong

Solo

2021. 11. 30. — 2022. 03. 27.

올해 혼자서 가장 많이 되뇌인 말은나에겐 아무 것도 필요 없다. 나에겐 나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돌을 깎는 것과 같이 무모한 노동집약적 일을 하다 보면 패기는 사라지고 자기 연민에 빠지게 되곤 하는데, 고립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승산 없어 보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 자신이 불쌍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마다 나에겐 내가 있다는 사실을 주문처럼 외우며 정신을 바로 잡았다. 이 일은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스스로가 자처한 일이기에, 왜 내가 돌을 깎고 있는지 다시 그 출발점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돌과 더욱 친해지고 싶어 시작했다. 왜냐면 돌은 무섭기 때문이다. 수만년의 시간을 담고 있는 돌의 강한 에너지는 마치 범접할 수 없고 도전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비춰졌다. 그래서 덤벼보기로 했다. 올해 초의 개인전을 통해 던진 질문들과 그에 대해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든 생각 중 하나는, ‘할 수 없는 것해서는 안되는 것들은 내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다. 지금이 시대에 크고 무거운 조각을 만드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것이 과연 진정 어려운 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시험해보는 것이 나의임무이자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여겨졌다.

 

돌을 깎으며 상상을 했다. 따스한 햇살,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 완벽히 수평이 맞는 바닥면, 해가 위치한 각도에 따라 서서히 바뀌는 양감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뻥 뚫린 하늘, 그리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유동인구가 많은 완벽한 공간에 놓인 나의 돌의 모습. 그러나 상상에만그칠 뿐 그런 공간은 지금 나에게 현실이 될 수 없다. 그 사실을 자각할 때 마다 근심과 분노가 휩쓸곤 했지만,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런이상이 있기 때문에 내가 하는 행위가 의미가 있는 것이지, 그 이상이 벌써 나에게 현실이 되어버린다면 이건 너무나도 재미 없는일이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아직 나에게 석조를 한다는 행위는 도전이자 저항이며, 그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대안을 고안해내는 과정 자체가 있기에 나의 조각은 저만의 가치를 말할 수 있다.

 

돌을 통해 나는 나의 한계에 도전하는 내 자신을 만났고, 이를 통해 나는 어느 때 보다 단단해진 내면을 얻었다. 조각이 무엇인지, 이 조각을 어디서 만들지, 내 작업을 언제 어디서 선보일지는 나를 제일 잘 아는 내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으며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나의 돌조각들도 나의 그런 자신감과 오만함을 투영하듯 모두 허리를 꼿꼿히 펴고 큰 키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 돌들을 보며 깨달은 것은 이제 나에게 다음 단계는 나의 단단한 껍질을 내리치고 깨부시는 일이란 것이다.

 

What I muttered to myself the most this year is, “I don’t need anyone. I only need myself.” You tend to indulge in self-pity when doing intense and arduous labor such as stoneworking because you seem pathetic to some extent to be spending hopeless time in isolation, under poor conditions. Whenever I tended to lose the spirit I, as if to cast a spell, mumbled the fact that I have the company of myself. As my practice was demanded by no one but myself, I traced back to why I commenced on sculpting stone.

I started because I wanted to be closer to stone. Stone is intimidating. The overwhelming energy that stone exudes struck as something I shouldn’t dare get close to or challenge. So, I decided to give it a go. From the questions I threw at my first solo exhibition earlier this year and the conversations I had with other artists, I started doubting if the things that I “cannot” and “should not” do were in fact decided solely on my own decisions. I figured that my mission and my responsibility is to test out just how difficult, or if it even is difficult to make cumbersome sculpture in this day and age.

I made a picture in my mind as I worked the stone. The warm sun, an endless grass field, a perfectly even ground, an uninterrupted sky that allows the sculptures to be shown under every direction of the sun, and a busy crowd enjoying my pieces. However, such picture cannot become a reality for me yet, or unless any time soon. Such realization would throw me away into a fit of rage or anxiety, but then a thought came to my mind. Wouldn’t this lose all its fun when such ideal circumstances are actually realized? Isn’t the ideal giving me a purpose for my practices? For me, practicing with stone is yet a challenge and a defiance, and my sculptures can only speak of their values when the painstaking process of overcoming the obstacles and making my own measures exists.

Through working with stone I faced a side of me that goes off limits and pushes boundaries. I gained a solid spirit. To find out what sculpture is, where to practice, and when and where to exhibit my works I need to examine within myself and pave my way as I navigate through. As if to reflect my own confidence and arrogance, my colossal sculptures were standing tall and erect, looking down at me. And looking back at them, I realized that my next step is to smash down and tear apart my solid sh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