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보안여관
열여덟번째 목차: 토종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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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열여덟번째 목차에서는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준비 중인 10월 전시 <먹는게 예술이다:쌀전(가제)> 와 우보농장의 이근이 농부님과 함께 토종쌀에 대해 한담을 풀어보았습니다.

  1. 8. 31

木茶 목차: 열여덟번 째

<'토종'과 '벼' 그리고 '토종 벼'>   

동시대 문화생산자 사이의 무경계, 무장벽의 자유롭고 즉흥적인 대화의 장인 목차는 그 열여덟번째 시간을 특별히 ‘토종 벼’라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한반도의 토종벼는 과거 1500여종에 이르렀지만 일제의 식민농정과 1970년대의 종자개량 등을 거치며오늘날 절멸의 위기에 처한 또 하나의 ‘종’이 되어버렸다.  

사실, ‘토종벼’는 자칫 식민지정책사나 국지적인 생태연구의 표상으로 흐를 수 있다. 그러나 ‘토종’이라는 단어의 향토적 뉘앙스를 걷고 역사, 문화, 생태 전반에 걸쳐진 그 본질적 함의와 벼-쌀-밥으로 이어지는 한국 사회의 독특한 사회 심리를 함축한 상징성을 발견할 때 ‘토종벼’를 다루는 이유와 이를 둘러싼 사유가 그다지 단조롭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번 목차가 더욱 적극적으로 ‘토종벼’를 다루게 된 것은 오는 10월 중순 열리게 될 ‘먹는것이 예술이다. 쌀전(가제)’에서 펼쳐보이게 될 ‘토종 벼’에 대한 다각적인 시점들을 한 자리에 모아보고 각 학제간의 심도 깊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함이다.  이번 목차에는 사라져가는 ‘토종 벼’를 직접 보존하며 경작하는 우보 이근이 농부와 자연농법, 토종작물의 유통과 종자보존을 위해 힘쓰는 활동가 그리고  쌀을 매개로 작업하거나 혹은 자생 식물의 종자들을 아카이빙하는 시각예술가 등이 함께했다.

먼저, 우보 이근이 농부의 토종 벼 농사이야기를 통해 바라 본 현대 농업의 위기와 토종 종자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로 대화는 시작됐다. 특히 논의에 참여한 작가 이완은 ‘메이드 인’ 시리즈 중 캄보디아에서 쌀을 수확하기위해 이뤄졌던 프로젝트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며 ‘쌀’이 내포하는 아시아의 후기식민지와 자본주의의 역설들에 대해 첨언했다. 또한 보안 여관의 두럭03: 쌀과 밥, 토종쌀 워크숍, 전국 토종쌀 투어 등 주제와 관련되어 진행했던 꾸준한 활동을 소개했다. 이외 당일 다양한 이유로 ‘쌀’에 관한 관심을 갖고 함께한 참여자들의 경험과 의견, 질문과 답변들이 자유롭게 오고 갔다. 이날 나눈 대화를 통해 ‘토종 벼’가 그릴 수 있는  다층적인 문화, 역사, 경제, 생태의 지형도를 파악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