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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_20091021

이색 공간에서 만나는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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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미술 전시하면 화이트 큐브(갤러리의 하얀 벽)로 둘러싸인 갤러리를 생각하게 되지만 작품 감상을 꼭 갤러리에서만 하라는 법은 없다.

최근 갤러리가 아닌, 다양한 공간을 이용한 사진전이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끈다.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안에 있는 아름다운가게의 헌책방 ‘보물섬’에서는 사진가 장현우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모래의 무늬나 물결과 같은 자연의 흔적들을 찍은 사진 22점은 모두 작가가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한 작품들이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작가의 뜻에 따라 전시된 작품의 판매 수익금 전액은 감전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얼굴에도 화상을 입은 네팔 소녀 락시미 따망(16)양의 치료비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전시는 25일까지. 031-955-0077.

여관에서 열리는 전시도 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통의동 보안여관에서는 28일부터 김소희의 사진전이 열린다.

전시가 열리는 보안여관은 1936년 이곳에 장기투숙했던 시인 서정주가 김동리, 김달진 등과 함께 문예동인지 ‘시인부락’을 발간하기도 했던 장소로 군사정권 시절에는 청와대 직원의 숙소와 경호원 가족의 면회 장소로 사용됐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도 과거 여관의 자취가 남아있는 이곳에서 작가는 자살을 주제로 한 ‘와이'(Why) 연작과 자살을 선택한 인간이 천사로 재탄생한 뒤의 이야기를 담은 ‘윙스 오브 디자이어'(Wings of Desire) 연작을 전시한다.

11월15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종로구 창성동 옆집갤러리에서도 함께 열린다. 02-730-2560,

문래동 철공장 지역에 있는 스튜디오인 ‘극단 몸꼴’에서는 31일까지 ‘문래동 사람들’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 열린다.

2007년부터 매년 문래동 철공소 거리에서 열리는 실험적 현대예술축제 ‘물레아트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는 전시로, 박김형준, 이현석, 김효진, 이새롬, 한상훈 등 11팀의 사진작가들이 참여해 문래동 사람들과 문래동 철공장 지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전시한다. 02-3667-9171.

(사진설명 = 파주 출판단지 내 아름다운가게의 헌책방 ‘보물섬’에서 열리는 장현우의 사진전 모습)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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