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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Magazine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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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3일

<서정주도 머물렀던 75세 건물, 생활밀착 예술공간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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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비 오는 가을날이었다. 곧 철거할 이층집의 지붕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새 집주인은 왠지 자꾸 신경이 쓰였다. ‘곧 허물더라도 지붕 상태를 확인해 보자’ 싶었다. 2층 천장을 뜯었다. 재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수십 년 묵은 먼지가 온 방을 뒤덮었다. 뿌연 먼지가 걷힐 무렵, 천장 너머 높다란 박공지붕이 서서히 드러났다. 집이 보내는 마지막 SOS였다. 새 주인은 그 신호를 알아봤다. 잘 지은 적산가옥이었다.

최성우(57) 보안여관 대표(일맥문화재단 이사장)는 당시를 이렇게 말했다. “지붕을 본 순간 ‘이건 내 손으로 허물 수 없는 건물이구나’고 직감했어요.” 보안여관을 허물고 복합문화예술 플랫폼을 멋지게 만들어보려 했던 최 대표는 모든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보안여관에 붙들렸습니다.” 경복궁 옆 통의동에서, 일제 강점기인 1942년부터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숱한 범인(凡人)의 하룻밤을 보살피던 보안여관은 그렇게 살아남았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보안여관과 닮은 듯 새로운 모습의 묘한 공간이 최근 문을 열었다. ‘보안1942’다. 건축가 민현식(71)의 작품이다. 두 건물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중앙SUNDAY S매거진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기사 링크: http://news.joins.com/article/21780552